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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pril 03, 2006

[독서] 김훈 소설 '칼의 노래' 프리뷰


김훈 소설 『칼의 노래』 중, 첫 페이지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꽃피는 숲에 저녁 노을이 비치어, 구름처럼 부풀어오른 섬들은 바다에 결박된 사슬을 풀고 어두워지는 수평선 너머로 흘러가는 듯싶었다. 뭍으로 건너온 새들이 저무는 섬으로 돌아갈 때, 물 위에 깔린 노을은 수평선 쪽으로 몰려가서 소멸했다. 저녁이면 먼 섬들이 박모(薄暮) 속으로 불려가고, 아침에 떠오르는 해가 먼 섬부터 다시 세상에 돌려보내는 것이어서, 바다에서는 늘 먼 섬이 먼저 소멸하고 먼 섬이 먼저 떠올랐다.

저무는 해가 마지막 노을에 반짝이던 물비늘을 걷어가면 바다는 캄캄하게 어두워갔고, 밀물로 달려들어 해안 단애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어둠 속에서 뒤채었다...


출간일: 2003-12-08
출판사: 생각의나무


소설가 김훈 선생의 장편소설 '칼의 노래'는 '한국 문학에 벼락처럼 쏟아진 축복'이라는 찬사를 받은 소설입니다.



더 읽기: 독서

2 Comments:
At April 4, 2006 at 3:35 PM, Blogger mwultong said...

"꽃은 피었다"가 신파조라는 이유로 해서 김훈 선생께서 "꽃이 피었다"를 선택하셨군요.

(∩_∩)


랄라라님 프로필의 초상화가 아주 운치가 있습니다.

(∩_∩)

 
At April 1, 2007 at 12:32 PM, Anonymous Anonymous said...

랄라라님의 코멘트:

*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버려진 섬마다 꽃은 피었다

이 두 개의 표현을 놓고 한참을 고민했다고 밝힌 것을 조선일보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결국 앞의 것을 선택했다고 하시더군요. 후자는 너무 신파조라고..

톨스토이(확실하게는 모르겠습니다)도 초고를 완성해 서랍속에 넣고 3달 후에 다시 확인하고 고치는 과정을 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그 뒤로는 한 문장을 읽어도 작가분들의 고심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새 블로거 버전에서는, 랄라라님의 한글 아이디 글자가 깨져서,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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