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rch 25, 2006
[독서] 이문열 소설 '○모 엑세쿠탄스' 프리뷰 / 여담
이문열의 이노블타운 연재소설 『○모 엑세쿠탄스』의 첫페이지
갑자기 옆구리가 허전하고 사방이 조용해진 느낌에 그는 퍼뜩 눈을 떴다. 잠들기 전 곁에 누워있던 노랑머리가 보이지 않았다. 깜빡 짧고 달콤한 졸음에 떨어진 것쯤으로 여겼으나, 실은 함께 ○사(○事)를 나누고 한 침대에 누웠던 사람이 옷을 챙겨 입고 방을 나가도 모를 만큼 깊고 긴 잠을 잔 듯했다.
처음 만났을 때의 인상과는 달리 노랑머리는 제법 꼼꼼하게 제 흔적을 지우고 떠났다. 일어나느라 침대시트를 젖힐 때, 땀 냄새인지 정○ 냄새인지 모를 냄새가 희미하지만 역하게 그의 코를 찌른 것 외에 여자가 함께 있다가 간 흔적은 방안에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그 깔끔한 마무리가 갑자기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는 ○거○은 채 옷장으로 가 양복 윗도리에서 지갑부터 꺼내 보았다. 많지 않은 현금은 ○텔 숙박료를 물고 남은 그대로였고 카드와 신분증도 손댄 흔적은 없었다.
노랑머리가 너무 쉽게 안겨와 언뜻 걱정했던 것처럼 ○뱀을 만난 것도, 질 나쁜 ○조○제에 걸려든 것도 아니었다. 마음이 놓이자 노랑머리가 그렇게 떠나버린 게 슬그머니 아쉬워졌다. 그는 마리인가 뭔가 하는, 듣는 순간 단번에 그때그때 지어내 쓰고 있는 이름임을 알 것 같은 이름 외에 그녀에 대해 별로 물어두지 않은 걸 문득 후회했다. ○킹을 주선한 ○이터에게 그녀의 연락처가 있을까.
냉장고에서 생수 한 병을 꺼내 마시고 그는 다시 침대에 누워 불을 껐다. 내쳐 자고 다음날 바로 회사에 나갈 생각이었으나 마신 술이 생각보다는 많지 않았던지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머리맡 전기시설 컨트롤 박스에 함께 들어있는 점멸(點滅)시계를 보니 이제 막 새벽 두 시를 넘기고 있었다.
위의 소설이 게재되어 있던 유료소설 사이트인 이노블타운(enoveltown.com)이 없어졌다. 아마 2005년도쯤에 없어졌지만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노블타운은 온미래주식회사(서울 강남구 논현동 15-12 유레카빌딩 4층)에서 만든 사이트다. 그러나 온미래주식회사의 사이트(onmire.com)도 연결되지 않는다.
핑(Ping)을 보내봐도 찾지를 못한다:
Microsoft Windows 2000 [Version 5.00.2195]
(C) Copyright 1985-2000 Microsoft Corp.
D:\Z>ping www.enoveltown.com
Unknown host www.enoveltown.com.
D:\Z>ping www.onmire.com
Unknown host www.onmire.com.
D:\Z>ping www.yahoo.com
Pinging www.yahoo.akadns.net [66.94.230.47] with 32 bytes of data:
Reply from 66.94.230.47: bytes=32 time=161ms TTL=55
Reply from 66.94.230.47: bytes=32 time=160ms TTL=55
Reply from 66.94.230.47: bytes=32 time=164ms TTL=55
Reply from 66.94.230.47: bytes=32 time=163ms TTL=55
Ping statistics for 66.94.230.47:
Packets: Sent = 4, Received = 4, Lost = 0 (0% loss),
Approximate round trip times in milli-seconds:
Minimum = 160ms, Maximum = 164ms, Average = 162ms
D:\Z>
(C) Copyright 1985-2000 Microsoft Corp.
D:\Z>ping www.enoveltown.com
Unknown host www.enoveltown.com.
D:\Z>ping www.onmire.com
Unknown host www.onmire.com.
D:\Z>ping www.yahoo.com
Pinging www.yahoo.akadns.net [66.94.230.47] with 32 bytes of data:
Reply from 66.94.230.47: bytes=32 time=161ms TTL=55
Reply from 66.94.230.47: bytes=32 time=160ms TTL=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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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ly from 66.94.230.47: bytes=32 time=163ms TTL=55
Ping statistics for 66.94.230.47:
Packets: Sent = 4, Received = 4, Lost = 0 (0% loss),
Approximate round trip times in milli-seconds:
Minimum = 160ms, Maximum = 164ms, Average = 162ms
D:\Z>
구효서
김성종 - 후쿠오카 ○인
문순태
박상우 - 서머타임 블루스
이문열 - ○모 엑세쿠탄스
이인화 - 여자 비행사 ('청연(靑燕)'이라는 영화로 만들어졌음; 장진영, 김주혁, 후에키 유우코(유민)* 출연)
정을병
하재봉
...
이상과 같은 유명 소설가를 포함하여 100여명 정도의 작가들이 활동하던 소설 전문 사이트였다.
이노블타운의 유료회원은 40%. 즉 회원의 60%는 무료회원이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무료회원 제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임의로 무료회원 자격을 주었던 듯하다. 정액제로는 1개월 8000원, 3개월 1만6000원이었고, 연재소설의 1회분(200자 원고지 100장 분량)만 다운로드 받으면 700원이었다.
2000년 스티븐 킹(Stephen King)이 인터넷에 소설을 연재하여 잠깐 성공 비슷한 것을 거둔 적이 있었다. 물론 실패로 끝났다. 비록 40만 명 이상이 스티븐 킹의 소설을 다운로드받아갔었지만 대부분 무료 독자들이었다. 한국 문학계에서는 스티븐 킹을 소설가로 인정하지도 않으나, 스티븐 킹의 '성공'에는 모두들 폭발적으로 반응했었다. 그 폭발의 결과로서 이노블타운 등의 eBook(전자책/이북) 소설 사이트들이 생겨났었다.
MP3 같은 인기 컨텐츠도 유료로 전환하면, 서비스를 지속하기 힘들 정도로 사용자가 급감해 버린다. 전자책 사이트의 실패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물론 철저한 사전 준비가 있었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렇지도 않았었다.
관련 포스트: [전자책/eBook] 마이크로소프트 리더 / Microsoft Reader
* Fueki Yuko / Yuko Fueki
笛木優子 (ふえきゆうこ)
埼玉県出身
1979年6月21日生まれ
韓国においての芸名はユミン(Yumin)
tag: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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