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y 06, 2006
독서] 한승원 장편소설 '소설 원효' 프리뷰 (비채)
한승원 장편소설 『소설 원효』 본문 첫페이지
인연 혹은 하늘의 그물
가을이 깊었는데도 며칠째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었다. 조그마한 법당과 요사채가 맞붙어 있는 혈사穴寺 앞의 나지막한 산기슭에 서 있는 사라밤나무의 회흑색 가지 끝에 황갈색의 잎사귀 한 개가 매달려 있었다. 미세한 바람에 흔들거리는 그 잎사귀에 비낀 저녁 햇살이 잠간 머물다가 사라졌다. 하늘이 그 잎사귀를 향해 짙푸른 물을 흩뿌렸다.
해○에 얇은 살갗을 입혀놓은 듯 깡마른 원효는 그 산기슭을 향해 반가부좌를 하고 있었다. 그의 앞에는 책상이 놓여 있고, 책상 위에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책장이 하얗게 펼쳐져 있었다. 책상 옆 방바닥에는 벼루와 먹과 붓이 놓여 있었다.
새 경전 하나를 집필하려 하고 있었다. '열반을 앞둔 채 누워 있는 석가모니가 슬퍼하는 제자들에게 자기가 들어서고 있는 아미타 세상에 대하여 들려주는 말씀들.'
...
장편소설인 『소설 원효』는 소설가 한승원의 신작 소설입니다. 물론 원효 대사에 대한 전기입니다. 책 표지에 태어나자 그림자가 있었다라는 귀절이 있군요.
전3권 세트로 되어 있습니다.
출간일: 2006-04-25
페이지: 354쪽
출판사: 비채
※ 첫 문단의 '잠간'은 오자가 아니라, '잠깐'의 고어입니다. 앨 고어(Al Gore; Albert Arnold Gore, Jr.)가 아니라, 古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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