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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April 07, 2006

[독서] 공지영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프리뷰 (푸른숲)


공지영 소설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본문 첫 페이지




오후가 돼서 시작된 가는 눈발이 비로 변해가고 있었다. 채도가 낮은 푸르스름한 빛이 거리를 휘감고 있었고 습기를 밴 하늘이 무겁게 땅과 하늘의 경계를 흐리고 있었다. 시간은 다섯 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나는 코트를 걸쳐입고 집을 나섰다. 주차장에는 자동차들이 무덤처럼 침묵하고 있었고, 건너편 창에 하나 둘씩 켜지기 시작한 노란 불빛들이 도달할 수 없는 별처럼 빛나기 시작했다. 이미 오래 전 이파리들을 다 떨구어버린 가로수들은 건너편의 서민 아파트와 이곳 아파트를 나누고 있는 철책처럼 보였다. 차에 올라타다 말고 나는 무심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희뿌연 회색 하늘을 등지고 선 아파트의 둔중한 몸집 때문에 하늘은 가려져 있었다. 어스름한 박명 속에서 흐린 하늘을 가리고 선 아파트들은 상처 입지 않는 직선의 성곽처럼도 보였다. 가는 겨울비만 얼어붙은 거리에 내리고 있었다. 나는 차에 올라탔다. 헤드라이트를 켜자 그 원통형의 빛 속으로 고운 빙수가루처럼 흩날리는 비가 보였다. 가로등 밑과 상점들의 간판이 뿜어내는 색색가지 명랑한 불빛만 환한 어두운 저녁, 비는 저 불빛들 속에서만 내리고 있는지도 몰랐다. 어둠 속에서 우리는 우리를 젖게 하는 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도무지 모를 테니까...



공지영 선생의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1년 전에 나온 소설인데도, 지금도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순위에 들어 있군요. 요즘에 베스트셀러가 되는 한국소설은 거의 없습니다. 한국소설이 점점 독자들에게 외면받는 시대에서, 이것은 대단한 뉴스인데도, 의외로 한국 문학계에서는 이 소설을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출간일: 2005-04-18
페이지: 315쪽
출판사: 푸른숲

2 Comments:
At April 7, 2006 at 2:56 PM, Anonymous Anonymous said...

영화화 된다고 해서 주목을 받은것 같습니다.

 
At April 7, 2006 at 3:32 PM, Blogger mwultong said...

오, 영화화되는군요. 그러고 보니 며칠 전에 영화 프로에서 본 기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나영, 강동원 주연으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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